2022년 11월 18일 금요일

부풀리기 좋아하는 친구의 작은거짓말들 그리고 생겨난 선의의 피해자와 충격적인 결말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완전 사기꾼이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건 내 고등학교 친구에게 일어난 진짜 사건이다. 이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득이 지금은 기억도 매우 희미해진 고등학교 1학년 첫 등교날로 돌아가야 한다. 나비효과처럼 그 때 친구에게 그 사소한 거짓말들이 십수년이 지나 너에게 엄청난 결말로 돌아올 것이라고 누군가 말해주었고 친구는 그걸 듣고 마음을 고쳐먹었다면 어땠을까?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첫 등교일. 다른 중학교에서 공부 잘한다는 녀석들만 모인 우리학교는 명문고등학교였고 한반에 40명 모두 지역 중학교내에서 반에서 5등안에 드는 똘똘한 녀석들이라 나는 꽤 큰 기대를 했었다. 

그리고 이름 순서로 정해진 내 첫 짝이 바로 이 사건의 주인공 A다. A는 첫 인상부터 모범생 티가 팍팍 났고 먼저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건네고 약간 말에 깊이가 없어보였지만 그래도 이 고등학교에 입한한 자체로 A에게도 나름대로 똘똘한 구석이 있을거라는 안심과 첫 등교일의 긴장감에 나도 A와 맞장구를 치면서 그렇게 좋은 사이로 1년을 보낼 수 있었다.

내 첫인상에 따르면 A는 그다지 믿음직스럽지는 않았기에 절친이라고 하기는 애매했고 그래도 첫짝이었다는 어떤 연대의식에 고교졸업때까지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안부를 주고 받고 하는 사이였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입학전까지 남는 시간 나는 꽤 많은 술자리를 즐겼고 A와도 몇차례 만나 술을 마실 기회가 있었다.

그 때 A는 자신은 서울대를 생각했는데 점수가 조금 모자라 재수를 하겠다는 계획을 내게 말했다. 하지만 내가 알기로 A는 서울대는 커녕 상위권 대학교에 가기도 어려운 친구라 알고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니 괜한 자존심에 허세를 부리는구나 라고 술자리 흥을 꺠기 싫어서 '그래 너 할 수 있다. 응원한다' 라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나도 기대보다 좋지 않은 수능성적에 남이 물어보면 점수를 좀 더 올려서 대충 얼버무리기도했었기에 A 역시 그렇겠거니 했지 거기에 어떤 고약한 계획이 있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A 본인도 몰랐을거다. 아니면 작은 거짓말이 스스로 살을 붙였는지도 모른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나는 서울로 올라갔고 A는 지방 기숙학원으로 간다는 연락과 수능까지 핸드폰을 정지할거라는 통화를 마지막으로 우리는 무려 5년이 넘는 시간동안 서로의 존재를 잃어버렸다. 남자라면 당연한 군대 2년이 아마 인생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의 무대가 될 것인데 나 역시 그랬다. 군대를 가기 6개월 전, 군대에서의 2년 그리고 제대후 6개월 이 3년의 공백이 꽤 컸고 A는 커녕 다른 친구들과의 교류도 상당히 뜸해졌다.

그러다가 대학에서 우연히 고등학교 친구 B를 만났다. 서로 이 대학에 입학한것도 모른체 군대를 다녀오고 난 뒤 교양수업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사실 고등학교때야 얼굴만 알지 인사도 안하고 지냈는데 그래도 서로의 존재는 알고 있어서 제대 후 과 동기들과도 소원해지고 수업시간을 맞추는것도 일이라 그냥 그렇게 혼자 학교수업을 듣다 고등학교 동창 B를 만나니 아주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내 동창B는 A와도 고등학교 2,3학년을 같은 반에서 지냈고 지금도 A와 연락을 주고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나도 반가운 마음에 A의 안부를 물었고 과거 서울대를 갈 성적이었다고 나한테 말했던것 그리고 재수를 하면서 헤어진 것이 생각나 그의 대학 학적을 물었고 정말 놀랍게도 서울대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나는 두번 세번 물었다

"진짜야? 걔 그렇게 공부 잘 못했는데.."

"군대는? 갔다오고?"

친구의 대답은 모두 예스. 군대도 갔다왔고 서울대를 다니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것도 의대. 정말 하나도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었다. A는 문과였는데 이과로 바꿔서 수능을 쳤고 서울대 의대까지 입학을 했다고?

정말 진짜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A와 고3 동창이었고 지금도 연락을 한다는 그의 말이니 믿지 않을 수 없었고 괜히 입맛만 쓰라린 기억에 부러움까지 더해지니 알 수 없는 질투심이 샘솟았다.

솔직히 부끄럽지만 A라는 인간을 잘 안다고 생각한 나는 이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질투심반 그리고 부러움 반으로 A에 대해서 궁금증이 마구 샘솟았다. 당시 유행이던 싸이월드를 통해서 A의 흔적을 쫒기 시작했다.

같이 어울리는 친구들을 보면 A가 진짜 서울대 생인지 알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찾았는데 실제로 A는 서울대 의대에 다니는 듯한 사진들을 올려두고 있었고 프로필에 서울대 의대라고 적어두고 있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게 뭔데? 그냥 올리면 되는거자나 ?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런짓을 누가 왜 할까 라는 생각에 나도 A의 서울대 의대 입학과 재학중임을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B와 함께 중간고사 이후 A와 5년만에 다시 만날 약속까지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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